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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 진짜 엄마로 성장시켜 준 나의 소중한 육아 동지들



<진짜 엄마로 성장시켜 준 나의 소중한 육아 동지들>


대문자 I, 극 내향형, 집순이. 삼십여 년 지켜온 정체성이 육아 시작 후 백일이 채 되기도 전에 와르르 무너졌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는 홀로 아기 옆에 붙어서 우는 아기를 달래고, 먹이고, 재우는 게 전부인 삶. 어느새 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외로워’가 되어버렸다.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 더 바랄 게 없이 행복했는데. 아기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아기와 그토록 좋아하던 집에 있어도 나는 하루하루 더 외로워졌다. 


외로움은 남편을 볼 때면 억울함으로 모습을 바꿨다. 왜 똑같이 아기가 생겼는데 나만 홀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외로워야 하지? 남편의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늦으면 ‘하루 종일 말할 사람도 없는 내가 불쌍하지도 않냐’는 말이 튀어나왔다. 퇴근 후 쉬지도 못하고 집안일을 하는 남편을 봐도

 ‘그래도 회사에서 사람들과 점심도 먹고 대화도 했을 텐데, 내가 더 불쌍해’라는 생각뿐이었다. 


처음 문화센터를 간 건 이런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4개월인 아기는 아직 앉기는커녕 목도 잘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백일이 지났으니 이젠 밖에 나가도 될 것 같은데, 여전히 어린 아기를 데리고 혼자 외출하는 것은 겁이 나기도 했다. 

문화센터는 아기와 같이 외출하기에 가장 좋은 선택지였기에 나는 5개월부터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어차피 곧 5개월인데 뭐’라고 생각하며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간 문화센터는 첫날부터 40분 내내 진땀을 흘리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수업 도구를 쥐고 흔들고 코스튬을 입어야 하는데 

4개월 아기는 그런 활동을 해내기엔 너무 어렸던 것이다. 결국 엄마가 아기를 안고 앉아서 한 손으로 도구를 움직이고, 

누운 아기의 머리가 땅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조심 옷을 입혀야 했다. 

그럼에도 비슷한 시기에 출산 육아를 경험한 엄마들과 서로의 아기를 보며 함께 웃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나는 첫 수업 이후 문화센터 가는 목요일만 기다렸고, 수업이 있는 날에는 아기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기 위해 수업 한 시간 전부터 유아차를 태워 근처 공원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수업 전에 걷고 있는데 유아차에 앉은 아기가 잘 듯 말 듯 하품만 할 뿐 잠을 자지 않았다. 

직접 안아서 재우다 다시 유아차에 태워 밀고. 어떡하든 재우고 싶은 마음에 안간힘을 쓰는 엄마 마음도 모르고 아기는 마치 자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아기는 낮잠을 못 잔 채로 수업에 들어갔고,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수업 중 소리를 질렀다. 서둘러 아기를 달래면서 나는 ‘난 왜 이렇게 힘들까’란 생각에 우울했다. 


“한 시간이나 걸었는데도 아기가 안 잤어요.” 수업 후 옆자리 엄마에게 지친 목소리로 말을 한 것은 그런 마음에서였다. 

애썼지만 실패한 내 상황을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엄마의 대답은 내 의도와는 전혀 달랐다. 

“안쓰럽죠. 자고 싶은데 쉽게 못 자는 것 보면 마음도 아프고.”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같은 상황을 두고 나는 내 자신을, 옆자리 엄마는 내 아기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육아를 하느라 외로워진 나’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있었다. 잠을 청하기엔 불편한 유아차에 앉아서 억지로 재우려는 엄마 때문에 

아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힘든 건 육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말을 힘들다고 징징대는 철없는 엄마의 하소연이 아니라 당연히 아기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여긴 옆자리 엄마 덕분에 나는 내가 얼마나 부족한 엄마인지 깨닫게 되었다. 


문화센터에 가기 전, 집에서 혼자 육아를 할 때까지 나는 우리 아기가 유독 육아하기 힘든 아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엄마들과 얼굴을 익히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밝은 표정의 엄마들도 모두 우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낑낑대고, 손목관절이 아파도 

열심히 안아주며 쉽지 않은 육아를 견뎌내고 있단 걸 알게 되었다.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기니까 그럴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사실도 함께. 

그런 엄마들과 시간을 보낸 덕분에 나는 ‘나만 힘들다’는 자기 연민에서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동시에 혼자로서는 시도하지 않았을 키즈카페나 쇼핑몰 방문을 함께하며 아기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나를 위해 갔던 문화센터 수업이었지만 좋은 육아 동지들을 만나 힘을 얻은 덕분에 아기에게도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했기에 만약 과거 나처럼 외롭고 지친 육아맘이 있다면 문화센터에서 육아 동지를 만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엄마가 활력을 되찾아야 아기에게도 더 많이 웃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 엄마 본인을 위한 선택일지라도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아기 역시 함께 성장할 테니. 


마지막으로 출산 후 지난 1년을 함께 해준 문화센터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벌써 돌을 앞두고 있네요. 함께여서 보다 즐겁게 육아할 수 있었어요. 우리 모두 앞으로도 육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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